top of page

네비게이션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종이로 만들어진 지도를 보고 다녔던 기억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현대인의 삶에 있어서 없어서는 안되는 도구가 있다면 바로 네비게이션입니다. 네비게이션만 되는 기계도 있고, 아니면 대부분 스마트폰으로 지도를 보면서 길을 찾기도 합니다.

생각해 보면 우리 삶에 있어서도 마치 네비게이션과 같은 역할을 하는 다양한 것들이 있습니다.

‘비염, 지방간, 대장암, 당뇨, 척추관협착증’ 등등등. 제 아버지가 가지고 계셨던 병들입니다. 마치 저에게는 멀지 않은 미래에 비슷하게 다가올 수도 있는 병들입니다. 유난히 아버지를 많이 닮아 있기에 확률적으로도 상당히 높은 병들입니다.

병의 이름들만 떠올리면 귀찮고 두렵기도 하지만, 아버지를 통해서 조금이라도 미리 알고 있다는 사실이 어쩌면 축복입니다. 마치 제 육신의 연약함을 미리 보여주는 지도가 되어서 그 길을 조심히 따라서 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우리의 영적인 길을 안내하는 네비게이션과 같은 지도가 있습니다. 바로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입니다. 성경은 그 자체로도 하나님을 만날 수 있는 하나님 자체가 되기도 하지만, 그 성경을 통해서 마주하는 수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는 우리와는 전혀 무관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아니라, 어쩌면 정확하게 우리를 반영하고 있는 보편적인 인간의 자화상입니다.

우리가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을 읽고 묵상해야하는 다양한 이유들이 있습니다. 무엇보다 ‘하나님은 누구이신지’ 하나님에 대해서도 알 수 있지만, 그 하나님과 어떤 관계를 맺고 살아가느냐에 따라서 보여지는 다양한 인간의 모습들을 적나라하게 마주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본능적으로 아벨과 셋과 거기서 이어지는 노아와 아브라함과 다윗과 바울을 꿈꾸고 소망하겠지만, 동시에 우리 안에 숨겨진 가인과 수많은 신실하지 못했던 이스라엘 백성들, 그리고 전혀 아니라고 믿고 싶은 바리새인들, 심지어 예수님을 죽였던 유다와 빌라도의 모습 속에서 우리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말씀을 통해서 이러한 부조리와 아픔을 마주하는 것은, 물론 우리 스스로에게 희망을 걸지 말라는 의미일 수도 있겠지만, 그렇기 때문에 하나님의 은혜를 구하고 그 인도하심을 의지해야한다는 일종의 경고입니다.

그래서 성경은 여전히 우리에게 미리 길을 보여주시고 우리의 삶을 인도해 주시는 하나님의 살아있는 은혜이자, 영적인 네비게이션입니다. 오늘도 하나님의 말씀을 따라 순종하며 한 걸음씩 나아가길 소망해 봅니다.

최근 게시물
bottom of p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