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지순례 후기 5
- 목자
- 2019년 4월 14일
- 1분 분량
모든 사람들이 성지순례의 꽃이라고 하는 곳이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우리의 죄를 위해서, 고난받으시고 죽으시기 위해서 걸어 가셨던, ‘십자가 14처소’라고 하는, ‘비아 돌로로사’ 즉 십자가(수난)의 길입니다.
정확하게 알 수는 없지만, 고고학자들과 교회학자들의 연구로, 주님이 십자가의 길을 가시기 위해서 거쳐 가신 장소들에 의미를 부여하고 기억하면서 순례하는 길입니다.
예수님께서 빌라도 앞에서 사형선고를 받으셨던 장소에서 출발해서, 골고다 언덕까지 대략 800미터의 길을 가면서, 십자가를 등에 짊어지신 장소, 십자가의 무게로 처음으로 쓰러지셨던 장소, 슬퍼하는 어머니 마리아를 마주했던 장소 등등, 각 처소를 따라가면서, 찬양을 부르고 기도하고 묵상하는 순례의 길입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게 아름답지 않았습니다. ‘비아 돌로로사’라고 이름 지어진 그 길은, 예수님을 구주로 고백하는 우리와 같은 그리스도인들만의 길이 아니라, 유대인들과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살고 있는 삶의 자리였습니다.
800미터 정도로 이어지는 그 길에는, 어느 곳이든지 예수님을 알지 못하는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장사를 하고 있는 시장 골목이었고, 식당이었고, 또 쓰레기가 넘쳐나는 길이었습니다.
벌써 수천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하나도 달라지지 않은 모습들이고, 여전히 깨닫지 못한 사람들로 넘쳐나는 곳이었습니다.
이름은 ‘십자가의 길’이라고 하는데, 제 눈에는 그저 ‘쓰레기의 길’이었습니다. 제 눈에 보이는 십자가의 길은, 아직도 예수를 죽이고 있는 죽음의 길이고, 쓰레기만 넘쳐나는 죄악의 길이었습니다.
고난주간을 마주하면서, 우리의 마음은 어떠한지 생각해 봅니다.
주님께서 가신 길은 생명의 길이요 십자가의 길인지? 아니면 여전히 우리 마음 속에서도 죽음의 길이요 죄악이 넘쳐나는 쓰레기의 길은 아닌지?...
우리의 마음 속에서 그 십자가의 길이, 생명의 길이요 능력의 길이 되길 소망해봅니다. 주님께서 우리를 위해서 고난 받으셨고, 또 죽으셨습니다. '비아 돌로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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